시험대에 오른 윤장현 시장

기사입력 2015-07-22 09:58:01 | 이젠시민시대

어쩌다 언론계 말벗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윤장현 시장을 모른 사람은 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일면식이야 물론 없지만 그렇다고 어찌 윤 시장의 경력과 인품을 모를 수 있겠는가. 그의 병원과 가까운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명색이 신문기자 출신인데……. 그렇듯이 유명한 안과 의사이자 건전한 사회운동가요 박애 정신을 실천해온 휴먼니스트라는 건 광주시민들 사이에 보편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 시장의 인품이 남다르구나라고 공감하게 된 것은 선거 과정을 통해서다. 선거 관련 방송을 청취하던 중 군의관으로서 상관의 허락도 받지 않고 이리 폭발사고 현장에 뛰어들었다는 발언이 관심을 끌었다. 이리 열차 폭발사고 현장을 취재했던 쓰라린 경험이 40년이 다되었어도 잊혀지지 않은 탓이 크다.

 

선생이 싫어 어머니의 눈물바람을 뿌리치고 전문지 기자생활로 돌아선 것이 죗값을 안겨주었다. 이리 폭발사고 현장 르포 기사 작성 지시를 받고 사고 현장을 두루 살폈다. 사진기자가 따로 없었던 터라 열심히 사진기를 눌러댔다. 그런 후 기사를 작성하기 전 사진 필름을 현상해 보았다. 수십 번 눌러댄 카메라 속에서 나온 필름은 모두 먹통이었다. 당시 편집국장은 어이없어서인지, 아니면 광주 촌놈이 가엽서 그리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편집국장은 전주 출신이었다. 알아서 대안을 제시하라는 묵시적 메시지로 읽혀졌다. 다른 기사를 취재해서 지면을 메웠다. 이 사건으로 끝내는 일류대 대학원 진학 꿈을 접고 광주로 낙향하고 말았다.

 

이리 폭발사고 외에도 관심을 사로잡았던 것은 윤 시장이 90이 넘은 장모님을 모시고 산다는 기사였다. 날마다 안부를 묻고 즐거움을 이끌어낼 수 있는 언어를 선사한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이와 함께 방송 토론회에서 서울에 있는 성당 신부가 광주시장 할 사람은 윤장현이가 적임자라고 격찬했다는 자화자찬을 들었다. 그러나 거부감이 없었다. 장모님을 모시고 사는 인사인데, 그리고 헌신적 사회활동을 하는 사회 봉사자인데……. 그게 진정성 있는 찬사였을 것이라는 믿음을 도출한 동력이었다.

 

그런데 시장 취임 후 언론은 부정적으로 윤 시장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지하철 2호선 계획 검토에 대해 매서운 비판을 가했다. 인사문제도 쉼 없이 다루었다. 결국은 지하철 2호선 계획은 그대로 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진보적인 듯한 광주시민들이지만 어떤 정책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준 뼈아픈 교훈이다. 왜 언론이 이럴까. 이제 막 시작인데 소신 있는 인사를 잘못된 부분만 부각시키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열린 생각을 해보았다.

 

지난날의 시장들 인사 스타일을 회고해보면 윤 시장의 인사는 손가락질 거리가 못 된다는 판단이 선다. 비교 논리이지, 무조건 편드는 건 아니다. 누누이 사례를 들 것도 없이 전임 시장들은 내리꽂으면 그만이었다. 산하기관장 중 상당수가 자기 선거캠프 조력자였고 연임자도 있었다. 선거캠프 인사에게 밥벌이 자리를 주는 건 국민이 이해하는 상식적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시장의 경우 사사건건 태클이 걸렸다. 참으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언론의 지적은 만사 옳은 건 아니지만 일리는 있다. 기사 거리가 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았다. 첫째는 압도적 시민 지지로 당선되었지만 반대세력의 저항이 보이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전략 공천에 대한 반감이 기류의 바닥에 깔려 있었을 것이다. 또한 시청 안팎에서 전 시장에 대한 당선 기대가 무너지면서 나타난 자연스런 저항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한편으로는 청렴과 결백을 앞세운 홍보정책이 언론의 미움을 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스쳐간다. 그렇다 해도 윤 시장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가닥이 잡히지 않는다. 시중에는 잘못하고 있다는 평이 짙게 깔려 있는데 말이다. 무엇을 잘못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시원한 답은 없다. 근원은 홍보와 인사 업무의 허술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라는 단상이 스쳐갈 뿐이다.

 

벌써 1년이 지나갔다. 전 시장의 정책을 살피고 완성하는 세월이 훌쩍 날아가 버린 느낌이 들 것이다. 창의적 사고와 민생을 파고드는 나름대로의 정책 구현에 가속도를 내야할 시점이 도래했다. 시정은 자신의 아이디어와 자신의 마인드로만 성공시킬 수 없다. 참모의 조언과 시민의 여론을 바탕으로 자신의 그랜드 플랜을 세우고 밀고 가야 한다.

 

따듯한 인품, 차가운 청렴성, 그리고 의사가 상징하듯 총명한 두뇌를 간직한 윤장현 시장이 어떤 시장보다 뒤질 이유가 없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 제발 금품수수 없는 시장이라는 정평의 탑을 세우시라는 것이다. 시장과 광주서중 동창인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은 살아 있는 표본이다. 그런 솔선수범을 실천궁행할 인자를 타고 난 인물이 아닌가. 어찌 보면 이제야 윤장현 시장은 시험대에 올랐다는 생각이 든다.

 

위성운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