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의원 탈당이 갖는 의미

기사입력 2015-09-21 12:59:24 | 이젠시민시대

새정치 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마침내 탈당을 결행한다. 그는 “오는 23, 24 양일 중 하루를 택해 탈당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양일로 잡은 것은 언론사 사정을 고려한 것이지, 미적거리는 심리에서 나온 선택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20일 낮 광주시 동구 한 음식점에서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나온 탈당 일정이다. 탈당 후 행보에 대한 질문을 받은 박 의원은 독자적으로 신당을 만들 것이며 박준영 전 지사와 천정배 의원들의 신당 플랜과는 별도라고 못 박았다. 다만 총선 전에 실개천 물이 큰 물줄기로 합류하듯 손을 맞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목표 지향 결사체는 중도 개혁 전국 정당이다. 합리적인 보수, 개혁적 진보세력이 중원에 모여 행복한 대한민국을 설계하고 실천하자는 의지를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당제가 정착된 미국과는 달리 양당제 폐해가 극에 달한 독과점적 구도를 혁파하기위해서라도 제3의 정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니까 중도개혁 정당 건설, 양당 구도 파괴가 핵심 목표인 것이다.

 

그는 평소 주장해오던 운동권 의식, 친노(친문) 패권주의, 극좌 편향에 매몰된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의 가망이 전혀 없다는 판단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물러서고 친노 패권주의가 청산된다면 무엇 때문에 당을 나오겠느냐고 입버릇처럼 반문해왔다. 박 의원의 간절한 소망과 달리 문재인 대표는 신임투표라는 방어 무기를 내세워 자신의 독재적 당 장악에 성공했다. 더불어 당대표가 심사위원장과 위원을 사실상 임명하는 친노 패권주의를 강화시키는 공천안을 관철시켰다. “재신임 접을 테니 비판 말라는 문재인, 독재가 아니고 뭔가” 9월 21일자 동아일보 상단 사설 제목이 가슴을 파고든다.

 

박 의원은 평소에도 수없이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제점과 탈당에 대한 소신을 일관되게 피력해왔다. 이러한 박 의원에 대해 미운 감정을 드러낸 사람들은 공천 탈락을 우려한 탓이라고 폄하해왔다. 어떤 이는 야당 분열을 초래하고 정권 창출을 막는 행위라고 비난을 한다. 박 의원이 탈당하고 신당을 만들 경우 야당분열은 당연하다. 또한 문재인 대표의 정권창출에도 방해가 된다. 그렇다면 탈당을 막아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친노 입에서 “탈당의원은 박주선 뿐이다”는 야유를 보냈다. 중앙위에서 10차 혁신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던 날 나온 야유다. 나갈 테면 나가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탈당을 막는 게 아니라 탈당을 강요하고 있는 발언이다. 야권 분열과 정권재창출 장애상황은 친노 쪽이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되레 박 의원은 야당을 재건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탈당을 한 것이다. 국민들은 이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정권을 창출하려면 당의 화합이 최우선 조건이다. 그러나 친노 패권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패권을 강화하는 규정을 만들어낸 그룹이 친노 또는 친문 그룹이다. 우리들끼리의 당으로 리모델링해놓고 이제는 자신들을 따르지 않으려면 떠나서 딴 집 살림 꾸리라고 배짱부리는 형국이다. 공천 혁신안에서 우리끼리의 의도가 확연이 드러난다. 공천심사 위원장은 대표가 지명하고 심사위원은 위원장과 상의해서 대표가 임명한다. 아무리 공천 안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대표가 친위부대원을 위원장에 또는 위원으로 내세우면 내 마음대로 후보를 공천할 수 있음을 누가 모르는가. 한술 더 떠 당대표는 20% 정도를 전략공천할 수 있도록 규정해놓았다. 전국구 상위 우선 배치권도 대표에게 부여되었다. 모바일을 통한 국민경선 투표단 운영은 비노들의 숨통을 조이게 한다. 이러니 당대표를 내려놓을 없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최종목표는 재선하는 것이다. 친노와 친문에 들지 않는 현역의원들은 갈등과 반목이 샘솟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천 혁신안은 화합을 해치는 최악의 조건을 만들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살길을 찾아 고심하고 있을 비노 의원것이다.공천 물갈이 희생을 간파했다면 살길을 찾아 나설 수밖에 들이 한두 명이겠는가. 그들은 종국에는 신당으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화합은 멀어지고 정권창출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문재인으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현실을 친노들은 한사코 부인한다. 문재인 대표는 21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탈당과 신당은 호남 민심이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리고 단결을 강조했다. 시시때때로 말을 바꾸는 문 대표는 호남민심이 친노를 지지한다는 말을 해놓고도 일말의 양심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호남의 여론은 30% 안팎으로 내려앉아 있다. 대선 때 호남에서 92% 지지를 받은 문 대표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그러한 느낌이 없다면 파렴치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 나쁜 대표다. 진실을 숨기고 거짓으로 사람을 통치하려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긴다는 것은 끔직한 가설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가식을 일삼는 사람이 대표로 있는 당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정상적 사고를 의심받거나 친노 그룹일 게 틀림없다.

 

호남민심의 진실은 반노가 대세다.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결과가 그렇고 현장 탐사 결과도 그렇다. 지난 17일 동기 모임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성토장이 된 모임에서 번뜩 일어선 한 친구는 어느 후배가 ‘반문재인 촛불집회’를 왜 열지 않느냐고 다그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 주변 사람들을 모아 동참하겠다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이러한 험한 반문 호남 여론이 하루 이틀에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아니다. 총선 전까지는 지속되고 강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약 이러한 호남민심이 이어질 경우 내년 총선에서 박주선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은 반드시 호남에서 원내 교섭단체 하한선인 20석 획득은 무난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이 기대하는 유일한 지역인 수도권에서 호남민심이 이탈하면서 새누리당 싹쓸이가 실현될 것이라고 정치평론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렇게 되면 호남발 전국 신당은 제1야당으로 우뚝 서게 된다. 신당의 승리는 중도개혁 정당을 바라는 국민의 승리다. 합리적 정당 성공을 쟁취한 국민의 승리는 정권 창출을 일구어내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결국 대한민국의 앞날은 호남인들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위성운 <언론인>